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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랑이 한 일 (이승우)
    review 2021. 6. 5. 09:14

    첫구절:

    저녁 무렵 두 명의 나그네가 소돔에 이르렀다. 

    소개: 

    어딘가의 팟캐스트 와 유튜브 어느 채널의 작가 소개에서 알게된 이승우 작가의 사랑이 한 일이라는 연작 소설.

    성경의 내용을 소설가의 다른 시각에서 해석하는 것을 보낸 재미가 있다. 

    다만 다른 작가들이나 영화 같은 것을 보면 인본주의 해석이라는 식으로 성경과 정반대의 해석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여기서의 내용은 성경의 결론과 괘를 같이 하며 반복 재해석 한다고 할까?

     

     

    인상 깊은 구절들:

    P48 그리고 그것이 그가, 산으로 도망가야 한다는 천사들에게 산이 아니라 가까이 보이는 작은 성으로 피신하게 해달라고 청하게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는 도시가 주는 즐거움에 길든 자이다. 도시인이다.

    P68 그녀의 입에서 비명과도 같은 말이 터져나왔다. 그것은 저주와 같았다. 당신이 섬기는 신이 당신에게 내가 겪은 것과 같은 일을 겪게 하도록 빌겠다. 당신이 섬기는 신이 당신이 가장 사랑하는 사람에게 당신의 사랑을 보여주지 못하게 막아달라고 맘낮으로 간청하겠다. 그 말을 할 때 그녀는 자신의 내부에 누군가 들어앉아 목소리를 내는 것 같은 경험을 했다. 그녀는 자기가 한 말을 다른 사람이 한 말처럼 들었다. 

    P97 그것은 사랑 때문에 일어난 일이다. 라고 아버지는 나에게 말하지 않았다. 그 일에 대해 아버지는 어떤 말도 하지 않았다. 마치 그 일이 실제로 일어나지 않기라도 한 것처럼, 아니면 말하지 않는 것이 일어난 그 일을 일어나지 않은 것으로 만들 수 있는 방법이라도 되는 것처럼, 그렇게 믿기라도 하는 것처럼 한마디 말도 하지 않았다. 

    P154 "먹어라. 더 먹어라. 네가 지금 배가 고파서 먹는 것이 아니라는 걸 알겠다." 형은 동생의 밑 모르는 허기를 이해했다. 이삭은 자기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말하지 못했다. 형에게 자기가 겪은 것과 같은 일이 일어났을 때 마음이 어땠는지, 거기서 어떻게 빠져나왔는지 묻지 못했다. 

    P201 만나기를 바란 적 없는 것이 확실하지만, 만일 만나야 한다면, 그리고 만나기에 가장 좋은 시간이 있다면, 그때가 바로 지금이라는 생각이 드는 것도 신기했다. 거의 최초로 세상에 홀로 버려진 것 같은 존재, 고아이고 나그네가 된 시간에, 크게 두렵고 깊은 외로운 그의 밤 광야의 자리로 그분은 찾아왔다. 찾지 않았는데 찾아왔다. 마치 그가 가장 두렵고 가장 외로워지는 처지에 놓이기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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